꼬뜨 드 제네브
Côtes de Genêve
제네바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의 하나인 제도(Jet d'Eau) 초당 500리터의 물을 높이 140m까지 쏘아올리는 강력한 분수입니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제네바 호수와 제네바의 상징이기도 하죠. 저녁이 되면 멋진 조명이 켜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흥미롭게도 제도의 기원은 18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수력 발전소는 제네바의 장인들과 시계 제작자들에게 동력을 공급했는데, 저녁에 작업장이 문을 닫고 수압이 과도해지면 물을 방출하기 위한 배출구가 필요했습니다. 이것이 기원이 되어 1891년 현재 자리에 제도가 만들어지게 되었죠.
제네바의 또 다른 상징은 꼬뜨 드 제네브입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로도 알려진 장식 테크닉으로 19세기에 첫 등장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플레이트의 표면을 장식하는 테크닉이기 때문에 익숙한 테크닉이기도 하죠. 꼬뜨 드 제네브로 장식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하이엔드 워치에서는 회전하는 연마 도구에 플레이트를 비스듬하게 가져다 대고 천천히 밀어서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 냅니다. 전통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경우에는 핸드 메이드로 꼬뜨 드 제네브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스트라이프와 스트라이프가 이어지면 잔잔한 제네바 호수의 물결처럼 보이는 이 테크닉은 자세히 살펴보면 하이엔드 워치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스프라이트의 너비, 깊이로 차이를 만들어 내곤 하죠. 이것에 따라 빛을 담거나 혹은 어두움을 담는 방법이 달라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각기 다른 느낌과 아름다움을 부여합니다.
빛을 표면에 모아두는 꼬뜨 드 제네브는 시계의 오일을 담아두는 역할도 했다고 알려집니다. 스프라이트를 만들며 오목해진 표면에 작업 중에 튄 오일이나 어디선가 흘러나온 오일이 퍼지지 않도록 해 오염을 막았다는 것이죠. 먼지나 금속 부스러기 같은 것들도 오목한 면에 모여들도록 했다고도 합니다. 플레이트를 기계로 가공하거나 다루다가 생긴 상처를 가려주는 역할도 했습니다. 꼬뜨 드 제네브로 상처나거나 거칠어진 표면을 어루만지고 예쁘게 탈바꿈 시켰던 것이죠.
꼬뜨 드 제네브 테크닉은 스위스 제네바의 지명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테크닉을 쓰면 이름이 바뀌곤 합니다. 독일 글라슈테 지역에서 이 테크닉을 쓰면 글라슈레 리빙이라고 딱딱한 표현으로 바뀌죠. 일본 세이코 시계에서 사용할 때는 도쿄 스트라이프라는 별칭이 붙습니다. 꼬뜨 드 제네브와 유사한 테크닉이지만 너비가 조금 더 넓은 편이고, 플레이트를 정방향으로 두면 수평으로 이어지는 스트라이프입니다. 꼬뜨 드 제네브가 주로 대각선인 점과 다른 요소입니다.
빛을 머금고 때론 빛을 반사하는 아름다운 테크닉은 플레이트에만 쓰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몇몇 시계제작자나 브랜드들은 이것을 눈에 잘 보이는 다이얼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삼각형의 비행체 같은 플레이트는 드 베튠을 상징하는 요소입니다. 드 베튠 DBS의 삼각 플레이트의 표면은 섬세한 꼬드 드 제네브로 장식했습니다. 다이얼 대신 플레이트를 노출하는 구조지만 아름답게 장식된 플레이트는 어떤 다이얼 보다도 아름답습니다.

